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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생각

23.05.17 중소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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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17 중소기업 

최근에 재밌게 본 좋좋소. 중소기업판 미생이라고 해서 인기가 엄청 많았다. 
트라우마를 유발하는 고증과, 경기도 외곽에 가면 바로 있을 법한 사무실과 , 허술한 면접 , 근거없는 진급 , 답없는 회식 ...
드라마보다 댓글이 더 재밌는 (?) 웹드라마였다. 

나는 이전에는 중견기업에 다녔었다. 지금도 회사 속성을 보면 중견기업이다. ( 그룹사는 대기업이다.) 
주로 만나는 분들이 대기업 본사 / 상장기업 / 시총 1조 이상 이다보니, 가끔 내가 그런 대기업 직원인줄 안다 (?) 

백화점에서 일하는 사람중에 , 돈을 못모으는 사람을 보면 , 자기는 백화점에서 일하는 '직원'임에도 불구하고 
돈을 쓰러오는 '손님'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서, 손님의 씀씀이에 맞추다 보면, 결국엔 자기 월급을 고스란히 백화점에 돌려주는(? ) 형국이라고 했다. 

나 또한 중견기업에 다니면서도, 대기업이라고 착각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매번 낮은자리에 두려고 노력한다 . 명함과 직급이 주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 

오늘은 시청쪽에 외근을 다녀 왔는데, 이전에 있던 회사에서 높은자리를 하시던 분이 나와서 개업하신 업체를 가게 되었다. 
개업한 업체는 , 유통쪽에서 말하면 '벤더사'이며, 일반 회사에서 말하면 '1차대리점' 인 곳이다. 
그래도 나름 상위 직책에 있으시면서 깔끔한 구두와 수트핏을 지향하던 분이었는데 , 
오늘 가니 ,  내가 자주 보던 대리점 사장님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함께 미팅을 했다. ( 그분이 상위 직책 자였을때, 난 다른 부서 신입정도라서 아마 기억을 못하신듯 하다.) 


시청쪽. 
 오늘은 건설조합에서 시위를 해서, 유난히 시끄러워 미팅에 집중하기도 어려운 때. 
장소가 마땅치 않아 , 10평이 될까 말까한 곳에서 직원들의 통화를 들으며 미팅을 진행하고, 
화이트 보드가 없어 내 a4에 적어가며 하나하나 설명하는 그때. 

문득 그런생각이 들었다. 
저 모습이 내 모습이고, 이 상황이 내 미래다. 

(*이게 텍스트로만 글을 쓰게 되니, 느낌 전달이 잘 안될수도 있는데 , 회사 규모의 +,-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게 아니라, 

다녀온 느낌과 내가 저기에 있을수도 있었다. 하는 뭐 그런걸 이야기 하고 싶었다.) 

매번 좋은 회사 , 좋은 사옥 , 깔끔한 엘리베이터, 물걱정 안해도 되는 최고급 정수기, 청소 걱정 안해도 되는 사무실과 빵빵한 에어컨. 
월수금이면 스낵바가 채워져서 간식과 커피를 마음껏 누려도 되고 , 사무용품이 필요하면 구매 신청하면되고 , 마우스나 키보드가 안되면 사달라고 하면 되고 
도서구입비도 지원이 되고 , 학원비도 지원이 되는 곳 ... 이런곳들만 다니고 , 이런걸 누리는 사람들과 함께 하다 보니, 

바로 5분 거리에는 이런 또다른 내 모습의 누군가가 있었다 .
그 모습 자체가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내가 40대가 되면 그려지는 몇가지 모습중에 하나일것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 

미생의 오차장도 , 회사를 나와서 1차 대리점 ( 벤더사) 를 운영하며 대표가 되고 
주변을 봐도, 40~50에 스스로의 길을 선택하는 분들을 보면 , 1차 대리점을 열거나 or 현역시절에 관계가 좋던 거래처로 이직 하는 모습을 본다. 

오늘은 유난히 내부일도, 외부일도 많아서 9시까지 야근을 하고 나왔지만,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일까 ? 라는 생각이 든다 . 그래서 내 스스로 일을 더 찾아서 하고 , 내가 내 사무실 운영한다는 생각으로 하는 것 같다. 
한달이라도 월세 못내면 쫒겨난다는 생각으로 .

그냥 , 오늘 누가 뭐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 
서울이 나에게 뭔가를 가르쳐 준것 같다. 

착각하지 말라고. 니 실력과 회사의 실력을 구분하라고. 넌 니 밥값제대로 하고 있냐고. 명함없으면 넌 뭘할 수 있냐고. 

내 안에는 조충범도 있고 , 이과장도 있고 , 백차장도 있는거같다 . .... 

만화 쩐의 전쟁에서 , 금나라의 사부는 , 금나라에게 이렇게 이야기 했다 . 

'니가 니를 파악을 못하면, 너로인한 답도 없다 . ' 

나는 어디에 있고, 누구인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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