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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생각

23.06.03 삼겹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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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3 삼겹살

어릴땐 사실 고기를 구어먹질 못했던거같다 . 집에서 고기를 먹을 새도 별로 없었거니와
그렇게 부유하지 않아서 (?) 고기는 정말 특별한 날에만 먹는 음식이었다 . 일년에 2~3번 먹을까 ...
특히나 소고기는 구어먹는건 꿈도 못꾸고 -_-;; 탕국으로 먹거나, 소고기 뭇국으로 먹거나했다. 그땐 다 그렇게 살아서 그게 당연한줄 알았다. 

그게 당연하지 않았던걸 알게 된건 (?) 중학교인가 고등학교때 친구와 고깃집이란걸 가보고 나서다. 
고깃집에가서 1인분에 13000( 그때는 12000~13000이었다 ) 하는 삼겹살을 마구 먹고 , 5~6만원이 나왔을때 ( 친구가 사줬던거같다) 
그떄 아! 이런 세계도 있구나 ! 하는걸 깨달았다 .

물론 나는 돈이 별로 없어서 ( a few ? little? )  주로 부페를 자주 갔었고 , 공기밥 6개에 삼겹살 거의 무한으로 먹다 시피해서 
다음부터는 못가곤 했다 . 

대학에 들어와서는, 무언가 씌인것 마냥 고기를 먹고 다녔는데 , 군대가기전까지 고깃집에 무진장 갔던거같다. 
건대 삼겹살집, 양재 갈비집 , 뭐 어디 뭐 어디 ... 뭐 만나기만 하면 무조건 고깃집 가서 고기 구어먹고 소주 먹고 
그게 당연한 공식 (?) 인줄 알았다.  

돈이 없어서 대학가 근처에 주경야돈 ? 이런 이름의 스웨덴 / 덴마크산 삼겹살 ( 1인분에 5~6천원 받는데 ) 를 자주가기도 했다. 
그때는 그것도 없어서 못먹었는데 , 지금 가면 먹을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 ( 나도 나이가 들었다 . ) 

대학 다니며 방학때는, 시골 내려가서 담배따고 고추심고 농사를 도왔는데 , 아침이면 일어나서 
오토바이 타고 들에 가서 어머니와 들에서 밥해먹고 했던게 기억 난다. 
어머니는 저녁에, 내일 아침 들에가서 밥해먹을걸 미리 반찬과 버너 등을 싸두시고 , 아버지와 들에 가며 차 뒤에 싣고 가셨다. 
그리고 아들이 오면 압력밥솥에 밥을 하고 , 아들은 옆에서 불판에 고기를 굽곤했다 .
요즘으로 치면 캠핑가서 밥해먹는 느낌이랄까 .. ( 농사일 하며 먹는것도 뭐 .. 야외에서 먹으니 느낌은 비슷하겠다 .) 

그당시에는 하루3끼를 삼겹살을 먹곤 했는데, 담배농사의 특성상 힘들고 육체를 쓰는 일이 많아 
뭔가 영양을 보충하지 않으면 쓰러지기 때문에, 고기를 많이 먹었던것 같다. 
삼겹살을 얇게 썰어 먹기도 하고 , 스테이크 처럼 크게 덩이째로 가지고 와서 , 집에서 썰면서 굽기도 하고 
김치도 올려서 굽기도 하고 , 뭐 고기로 할수 있는 것은 다 해서 먹었던거같다. 

그리고 나면 몸이 울퉁 불퉁해져서 , 서울에 다시 학교 복귀 할떄 쯤이면 , 미키광수(?) 느낌의 몸으로 복귀를 하곤 했다. 
다 옛날이기도 한데, 엄마 아부지랑 고기 구어먹던 그때가 그립긴하다. 

회사에 입사하고 나서는,  삼겹살집에 갈일이 워낙 많아서 이제는 사실 별 감흥이 없다 . 
회식 메뉴 1순위 이기도 하고 , 직원들끼리 가끔 술한잔 먹을때도 고깃집에 가고 , 친구들 만나도 고깃집 가다 보니 
삼겹살집 or 치킨집 or 포차 등으로 가는데도 거의 정해져 있는듯 하다 . ( 동선이 점점 단순해진다 ) 

나는 양념 보다는, 생삼겹을 좋아하는 편인데 , 어릴때 언젠가 양념으로 된거는 , 주인이 고기에 장난을 쳐도 알수가 없다 
라는 썰을 들어서 그런같다. 갈비 잘하는데 가면, 갈비가 달달한게 맛있긴한데 , 판이 자주 타고 , 막상 구으면 먹을게 별로 없어서 
내가 양껏 먹으면 돈이 매우 많이 나와서 -_-... 그래서 삼겹살을 먹는거같다. 

아, 난 삼겹살을 먹으면 평소 3~4인분은 혼자서 해치우는 편이라, 혼자서는 잘 안먹으려 한다. (식비가 너무 많이 나온다.) 

예전 회사 다닐때, 잠깐 무급휴가 들어갔을때 , 고기는 먹고 싶고 돈은 없어서 
앞다리 살을 많이 사서 먹었다 . 도축한지 얼마 안된 앞다리살은 삼겹살 능가하는 맛을 내곤 했는데 , 집에서 구어 먹기도 하고 제육으로 해먹기도 했다. 
(안먹어 봤으면 한번 추천.  앞다리살 생각보다 맛있다 . 그리고 싸서 좋다. ) 

지금회사 다니면서 좋은 점은, 뭘 먹어도 눈치 안보고, 양껏 먹을 수 있다는게 좋다. 
회식할때 눈치보면서 고기 시키지 않아도 되고 , 고깃집도 일반 고깃집가도 되고 , 하남돼지 처럼 구어주는데 가도 되고 ... 
별것 아니지만, 먹을걸 눈치 안보고 먹어도 되는건 참 진정 레알 좋은 복지 (?) 인듯 하다 .

어제 삼겹살 먹고 왔는데, 오늘도 삼겹살을 먹고 왔다. 
요즘은 1인분에 17000~20000해서, 삼겹살집에서 둘이 먹어도 5~6만원은 금방 나올듯 하다. 
물가가 오른게 확실히 느껴지고 , 회식 아니면 내돈주고 삼겹살 먹을일이 거의 없긴 하다 . 

사는게 점점 뻑뻑해지는데 , 삼겹살 기름 처럼 유들유들 스무스~ 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 

6월에 모임 몇개가 있는데, 그때도 삼겹살집에 갈듯 하다 . 
쏘주는 줄이고 콜라나 물마셔야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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