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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독서

26.01.29 녹두장군(송기숙)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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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1.29 녹두장군(송기숙)27

■ 조만옥 
- 원래 지주놈들은 그런놈들인께 그렇다 치고 , 빡보가게 까탈로 잡혀간 사람들
집에서까지 물세가 나오니 일판이 이로코 한 귀퉁이씩 무너지기로 하면 
나중에는 장마에 흙담 무너지대끼 할것인디 , 이 일을 으째야 쓰까 ? 

■지주들을 두레에서 빼버리면 그들은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된다 . 
농촌 일손은 어느때나 두레에 몽땅 들어와 있기 때문에 
그들이 아니면 일손을 구할 길이 없다 . 
두레에서 뺀 다는 것은 농사일도 농사일 이지만, 그집하고는 상종 않는다는 뜻도 되었다 . 

■ 관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인디 , 자네들이 크게 다치지 않을까 ? 

- 다칠것 생각하면 아무일도 못하지요 . 
우리들도 진작부터 각오한 바가 있으니 결정만 해주시오 

■ 정길남 
- 출발에 앞서 주의를 주었다 . 
말을 절대로 불손하게 하지 말고 , 정중하게 해야 하오 . 가령 빡보가게 까탈로 
옥에 있는 이들 집에 가면, 사람이 잡혀가서 염려가 많은줄 우리도 잘 알고 있소 . 
그러지마는 아무리 족치더라도 물세를 내서는 안되겠소 . 
한두집이 무너지면 전부가 무너지고 말것이오 . 
누가 미워서 그런것이 아니고 다 같이 살자고 하는 일이니 어쩔수가 없소 . 
이렇게 말을 하자는 것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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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호 
- 그야 우린들 내고 싶어서 내겄는가 ? 

■ 정길남
- 그래도 모두 손발을 맞춰서 내도 같이 내고 버텨도 같이 버텨야지 
농사가 많은 이들이 그렇게 내버리면, 농사가 적은 우리 같은 사람들은 죽으란 말이오 ? 
이치에 틀린 일이면 버텨야제라우 . 
더구나 감역나리 같은 이가 보란듯이 내면 ,우리 같은 무지렁이들은 죽으라는 소리제 멋이것소 ? 

■ 금년 같은 흉년에 터무니 없는 물세까지 내면, 우리 같은 농사가 적은 이들은 다 굶어죽게 생겼소 . 
그런디 농사가 많은 이가 앞장서서 물세를 내면, 우리 입장은 더 곤경에 몰릴 판이오 . 
이렇게 따로 놀면, 이런일만 따로 노는게 아니라 처음부터 이것 저것 다 손을 끊고 
따로 놀자고 작정을 했소 . 

■혹 동네서 뺴지 말자고 결정이 나도, 우리 총각 대방들과 젊은이들은 
그런 집 논에는 안 들어갈것이오 . 지금까지 낸 것은 그런다 치고 , 
이 소리를 한 뒤에도 더 내면 그것은 그렇게 손을 끊어도 좋다는 소리로 알아들을 것입니다 . 
그런 사람 논에는 하늘이 두쪽나도 안들어갈 것이니 그리 아시오 

■ 정길남
- 우리가 이러고 나설때는 보통 마음 먹고 나선지 아시오 ? 
우리는 물세를 내고는 모두 굶어죽으니 이래죽으나 저래 죽으나 이판 사판이오 . 
입장이라니 ? 당장 굶어죽게 생긴 입장보다 더한 입장이 어디 있다는 말이오 ? 

■ 정길남 
- 말들을 쪼깨 조심해야 쓰겄어. 우리가 저사람들한테 원수 갚으로 댕기는 거여 뭐여 
할소리만 하제 왜 쓸데 없는 소리를 해 
이동네 사람들 체면도 생각해줘야 쓸것 아니냔 말이여 

■내는가 안내는가 두고보자. 모두들 눈에 불을 밝히고 지켜 보고 있었다 . 
엄포가 무서웠다기 보다는 내지 않을 좋은 구실이 생겨 그걸로 버틴것 같았다 . 
닷새째였다 . 불길이 하늘로 치솟고 있었다 . 

모닥불은 진즉 꺼지고 재만 남았어라우 ..! 

- 그게 무슨 소리냐 . 누가 일부러 불을 질렀다는 소리냐 ! 

- 저멀리 벽산쪽에서도 노적가리에서 불이 훨훨 타고 있었다 . 

- 그러니 어떤 놈들이 물세 노적가리에다 몽땅 불을 지르자고 작정을 했다는 소리구만 ..!

■ 전봉준
- 그 불을 질러서 이익볼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해봐라. 관가 사람들이다 . 
지난번 빡보집 불로 재미를 보고 나서 , 이번에는 일부러 여기다 불을 지른 것이다 . 

- 이 불을 빌미로 물세는 말할것도 없고 , 다른 잡세까지도 몽땅 긁어낼 것이다 . 
양쪽에 쌓이는 노적가리가 50섬, 60섬 밖에 안된다고 했지 않느냐 ? 
배들에서 받아낼 물세가 1000섬에 가까울 것이니 , 천섬에 50, 60섬이면 작은 미끼다.

■너희들 잘왔다 . 며칠 쉬어라 . 나한테도 뾰족한 방도가 없으려니와
지금 나서서 덤벙거리는 것도 지혜가 아니다 . 며칠 두고 보자 

■지해계원들은 처음 들어가는 날부터 엊어맞기 시작했다 . 
계를 만든 경위 , 물세 내지 말기로 한일, 다른 이들은 물세며 잡세를 내겠다는 도장만 찍으면 
금방 내보냈다 . 
그런데 엉뚱한 세목인 양여부족미가 있었다 .
무지막지 하기가 작년보다 더 했다 . 

■ 방이 붙고 나서는 벙거지들은 세미 미납된 집을 돌아다니며 그집에서 돈될만한 것들은 
치부하고 다녔다  . 소 , 돼지, 개 ,닭등 가축이며 유기 그릇 따위의 반상기 뿐 아니라 
농짝같은 쓸만한 것들은 모두 치부를 했다 . 

■ 이무렵 동네마다 밤봇집을 싼 사람들이 두 세집씩 생겼다 . 
그사람들은 동네를 떠나버리면 그만이었으나 , 그 세미는 그대로 시퍼렇게 살아 
동네 사람들에게 인징으로 또 애먼 사람 골을 낼 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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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수 
- 지금 사또나리는 너무 곱게 대해주니 이자들이 간을 본 것이라고 이만저만 
벼르고 있는게 아닙니다 . 사또나리 분기를 조금이라도 누그러뜨려야 하겠는데 , 
그러자면 평소 우리가 크게 우러러 보고 있다는 태도를 보여야 할 것 같소 . 
그래서 오랜 궁리 끝에 이 계제에 사또나리 선고장 송덕비를 세워드리는 것이 
어떻겠냐는 의견이 나왔소이다 .

■김이곤
- 그이가 우리 고을에서 골살이를 하셨다면 모르거니와 
다른 고을에서 골살이를 하셨는디 , 우리들이 송덕비를 세운다는 말이오 ? 

■ 좌수 
- 이야기를 더 들어보시오 . 비를 세우는데는 2가지뜻이 있소이다.
한가지는 이런것으로 환심을 사서 조금이나마 그 노기를 누그러뜨려보자 이것이고 , 
두번째는 사또나리께서 선고장의 본을 받아 선정을 베풀어 달라 이런 얘기도 된다 
이것입니다 . 사람 사는 이치라는게 소리지르고 대들 때가 있으면 , 
또 웃는 얼굴로 얼러야 할때도 있는 법입니다 . 
이번에는 웃는낯으로 굽신거려도 보는 것입니다 .

- 좌수 말에는 기름기가 좔좔 흘렀다.

■도매다리 김영달 
- 좌우사정이 딱 들어맞는 것 같소 . 이런일에 누가 시비를 걸겠소 ? 
이런 일은 새겨볼수록 기막힌 생각인것 같소 . 향청에서 고을 사람들이 안다치게 
하자고 궁리를 얼마나 했길래 이런 생각까지 해냈는가 나는 이 소리를 
처음 들었을떄 몇번이나 감복을 했소 .

- 원래 이속들한테 알랑방귀 뀌는데는 호가 난 자였다 . 

■ 우선 일을 제안한 좌수 김봉현이란 자가 누구 못지 않은 흉물이었기 때문이다 . 
아전과 조금도 다를 것 없이 수령이 갈릴때마다 적잖은 임리를 바치고 , 유지되는 자리였다 .

■ 정사가 고루 썩다 보니 여기라고 무사할수 없어, 지금은 완전히 수령 밑에 예속 되어 
수령이 노략질하는데 그 들러리 역할이나 하며 같이 백성을 뜯어먹고 있었다 . 
그런 작자들 수작이라 , 겉으로 내세우는 소리는 그럴 듯 했으나 
그 경비 명목으로 돈을 거둬 공덕비 명색이라고는 하나 제놈들 뱃속 채우자는 수작이었다 . 
10섬을 거두면 9섬은 제놈들 뱃속으로 들어갈 판이었다 . 

■김이곤 
- 우리는 그런 속은 잘 모르니 , 동네 사람들 앞에 가서 말을 하려면 그 내막을 
소상히 알아야 쓸 것 같소 . 그렇게 많은 돈이 어떻게 쓰이는가 조목조목 말씀이나 해주시오 

■ 별감
- 취지가 옳으면 그런것은 우리한테 맡겨야지 그렇게 따지기로 하면 어디 일 해먹겠소 ? 
비석만 세우는게 아니고 비석을 세울때, 잔치라도 벌려야 할 것인디 
거기 온 사람들한테 막걸리 한잔씩이라도 내놓으려면 그 돈도 어디요 ? 
서로 좋자는 일에 초장부터 이렇게 나오면 앞에 나선 사람들은 무슨 재미로 일 하겠소  ? 
돈 들어간 짐작이 있을 것이니 우리한테 맡기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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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호
- 통문에는 우리 이름을 전부 적기로 했소 . 
우리가 이렇게 죽기를 각오하고 앞에 나서니 죽어도 우리가 죽는다 . 
안심하고 많이 나와서 같이 힘을 합해달라. 이것이지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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