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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독서

26.01.05 녹두장군(송기숙)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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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1.05 녹두장군(송기숙)11

■함평까지 가다가 날이 저물어 하루 저녁 묵어가고자 왔소이다. 
- 우리집에서는 안되오. 얼마 전에 과객질 하던 작자하네 도둑 한번 맞은 뒤로는 사람을 안 재우요 . 

( 손가락 마디 꺾는 것을 보면 짱박이가 틀림 없는데, 이런 엉뚱한 소리를 하다니 
어리둥절 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 

■ 순간, 번쩍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 
나중에 혹시 무슨 눈치 채일 일이 생길지 모르니, 일부러 이렇게 
한번 뻗대어 그런 의심을 미리 막으려는 수작이 아닌가 싶었다 . 
맞춰온 짱박이다 싶었다. 

■ 이 젊은이들이 생긴 것을 보니, 불량하지 않은 것 같소 . 
지가 망발한 허물도 있고 하니께 사랑방에다가 끼여서 재워 보냅시다 

■ 용배 
- 지난 일이 실수 없이 되었는가 알아보고 
주인 눈치가 어쩌던가 그걸 소상히 듣고 오라고 합니다. 
제대로 안 먹혀 들었다면 진짜로 불을 지르든지 다른 방도를 생각하겠답니다 

■정익수씨 나오시오 . 
정익수는 형리 김치삼 앞에 앚았다 . 
김치삼은 능글맞고 표독스럽기로 고부 바닥에서 소문난 자였다 . 
걸렸다 하면 천하없는 장사도 배겨내지 못했다 . 

- 이름을 아는 대로 대시오 . 당신동네서 간 사람도 대시오 .

- 못대겠소 . 

"배짱이구먼 " 
- 김치삼이는 빙긋 웃었다 . 정익수는 뻗대고 있었으나 이 작자의 모습을 보니 
등골이 오싹했다 . 그 여유는 두고보자는 배짱인지도 몰랐다 . 
다른 고을 처럼 동학도들을 마구 잡이로 때려잡자는 것도 아니고 
느닷없이 자기만 잡아온 것이다 . 

- 정익서씨가 큰 형님 이지라 ? 
거그 갔다 와서는 어디서 잤었지라? 나졸들이 잡으러 갔을 때는 
김주만이 처하고 자고 있더라는디, 그여자하고는 언제 부터 그런 사이가 되었소 ? 

- 나는 그집 고방서 혼자 자다가 잡혔소 

- 당신이 그방에서 외숙모하고 같이 자고 있는줄 알고 
나졸들이 그집을 빙 둘러쌌는데 , 벌써 인기척을 느끼고 그 여자는 방을 나갔겄지라. 
삼삼한 나이들이구만 . 운우지정이 질퍽 했겠소 . 
내가 시방 장난하는 줄로 보이오 ? 이것이 시방 문초요 문초.
언제부터 찰지게 붙기 시작 했소 ? 
다 알고 있는 일이니 싸게 대답하시오
그 부인이 여기와서 자백 했는데, 기어코 시치미를 떼자는 수작이오 ?

- 말도 안되는 수작이오 . 

■ 정익수 :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오 
외숙모 윤씨 : 조카가 그렇게 자복했다고 하길래, 사또나리가 동네 사람들, 친척들 
다 불러놓고 치죄를 한다고 해서 안 그런가 ? 
자꾸 다그치길래 그냥 예예 했제 으쨋당가 ? 

■뒷일이나 의논합시다. 두가지만 우리말을 들으면 이 일은 없는 것으로 하겄소.

1.이번 고부서 삼례간 사람의 이름을 빠짐없이 적을 것이요 
2. 이 다음부터 당신 형님하고 전봉준, 김도삼 이자들의 움직임을 
낱낱이 우리에게 알리겠다는 맹약서를 쓰는 것이오 . 

당장 당신 동네서 사람이 잡혀 오더라도 당신 말이라면 대번에 풀어줄 것인게 
그것만도 어디요 ? 

■ 당신이 상피죄를 쉽게 생각 하는 것 같은디 , 이게 보통 죄가 아니오 . 
많을때는 50~60명도 넘소 . 순순히 부는 놈이 없는 법인디 
증인도 더 많을 밖에라 . 그년 행실을 알아봐야 할 것이니 식구 전부에 
이웃사람, 친정동네 사람들을 몽땅 끌어오는 수도 있소 . 
거기서 묻는 말이란 것이 또 들을만 하잖겠소 ? 
저 여편네는 평소에 어떤 앙탈을 부렸던고 ? 
... 그꼴을 당하던지 우리말을 듣든지 잘 결정하시오 .

가서 잘 생각해보시오 

■ 조성국은 조병갑과 동성 동본 이었다 . 
전에 향청 좌수를 하다가 은가들한테 밀려난 뒤로 이를 갈고 있던 판인데  기회가 왔다고 생각 했다 . 
그래서 존문 편지가 왔을때, 자기를 소개하는 긴 편지와 함께 예물과 돈을 두둑히 싸보냈었다 . 
이 고을 사정을 잘 알고 있으니 무슨 일이든 불러주시면 견마지로를 아끼지 않겠다고 끝을 맺었다 . 

*존문 편지 
- 수령이 새로 부임해오면 그 고을에서 명망있는 자에게 보내는 인사장인데 , 
요사이에 와서는 세금 고지서 같은 것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 
편지를 받으면 자기 살림 형편에 따라 방불한 액수의 예전과 함께 답서를 보내야 했기 때문에 
그 예전이 부실하면 대번에 보복을 당했다 . 

■ 이주호는 이 혼사에다 자기 생애를 걸다시피 하고 있었으므로 
돈이 아깝지 않았다 . 우선 호방한테 보복하기 위해서라도 이 혼사가 기어코 이루어져야 했다 . 
만약에 혼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날에는 그런 일이 허사가 되는 것은 둘째고 , 
집안 망신이 말이 아닐 것 같았다 . 

■이갑출 → 이주호 
- 절을 받으시든지 안받으시든지 제 인사는 인사이니 절을 하겠습니다 . 
받으시든지 안받으시든지 그것은 형님이 알아서 하십시오 

■ 이주호 
- 저놈이 이 일을 이렇게 까지 소상히 알아버렸으니 
어찌해야 할 것인지 기가 막힌다 

■ 이갑출 
- 이 집 재산이 우리 아버지께 물려 받은 재산이니 반은 내 재산인디 
그런 새끼한테 그렇게 쉽게 재산을 축내면 쓰겠소 ? 

- 오늘 내가 여기 온 것은 호방놈 새끼를 처치하자는 것이지 다른 생각은 하나도 없소 . 
한 말씀만 더 드리고 갈라우. 당신들은 우리 어무니 한테 줬던 그논까지 싹뺏어 가부럿지라 ? 
우리 어머니 보고 등기 내노라고 큰소리치던 당신 목소리가 지금까지 내 귀에 쟁쟁하구만이라 . 
우리 아부지가 어무니한테 준 재산까지도 그렇게 뺏아다 지킨 양반이 어째서 
호방같은 개썅놈 종자한테 그렇게 쉽게 뺏기냐 이말이오 

■멋이라 ? 내가 그까짓 논 15마지기 떔시 이라고 온줄 아시오 ? 
호방 그새끼 한테 그렇게 재산을 축내는걸 보니 이 재산을 그대로 지키지 못할것 같아 
이제 나도 이 재산 더 축나기 전에 내 몫아치 찾아야 쓰것다는 생각이 들기는 드요마는 
오늘 온 것은, 그 호방놈의 새끼를 어떻게 처치할 것인가 그것을 의논하자고 온것뿐이오 . 

■ 으째소 웃소 ? 내말이 같잖다 이것이요 ? 

■이런일가지고 서로 오래가면 피차에 좋을 것이 없읜 모레까지 기다릴라요 
줄포 오시거든 다까무라 상회라고 안있소 ? 
거그서 이갑출이 물어보시면 되오 

■ 나는 먼일을 하든지 목심 걸어놓고 하는 놈이라 무서운 것은 하나도 없소 
요새는 일본서 들어온 물건이 멋이든지 좋습디다만, 
칼은 일본칼이 솔찬히 쓸만 합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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