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2.16녹두장군(송기숙)7
■손천민
- 동짓달 이 모진 추위에 장막을 치고 한뎃잠을 자면서
죽은듯이 6일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그 대답이 이것이란 말입니까 ?
예를 대함에 있어 어긋남이 없었고 , 여기서 기다리는 사이에도 처신에 각별히
유념을 하여 은인자중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 기왕 여기 모였으니 여기서 전부 얼어죽을 각오를 하고
소를 몇십번이고 올릴 것입니다 .
■ 음모가 있을지 모릅니다 .
- 우리를 격분 시켜 일거에 분쇄해버릴 계략인지도 모릅니다 .
-미리 올가미를 쳐두고 우리더러 격분해서 몰려 오라는 간계가 아니띾 싶습니다 .
- 그러나 가는 길에 덫이 있다고 지레 겁을 먹고 아예 갈일을 포기한다면
이는 어리석은 일입니다 .
■ 더 버티려면, 추위도 추위지만 식량이 문제 아니겟소 ?
■염치 좋은 놈은 염치좋은 놈대로 , 넉살 좋은 놈은 넉살 좋은 놈대로
타고난 치레 따라 국물을 한숟깔씩이라도 더 얻어 먹었다
■남계천( 종출신)
모두가 입으로는 인내천, 후천 개벽이라 하면서도
골수에 박힌 반상의식은 어쩔수가 없었다 . 그뒤 신원문제를 놓고
지방사람들의 불만이 커지자, 이래저래 남계천은 더욱 외톨이가 되었고 ,
직책은 유명 무실 해졌다 .
■여기서 이판사판 결판을 내지 않으면 우리는 다 죽소.
이대로 돌아가면 집이 아니라 감옥으로 가요
■ 관에서 가만둘것 같소 ? 이번에 여그 오는 바람에
모두 본색이 드러나고 말았소 . 더구나 관오 포교들이 변복을 하고
여러 놈이 스며든것 같다고 하요 . 어떤 골에서 몇놈이 왔는지
모두 치부하고 있을 거요
■맞아죽으나 감역으로 몰려가 악을 쓰다가 죽으나 죽기는 매일 반이오.
관아에서 스며든 놈들부터 추려다가 요절을 내부러야 쓸것 같소
■지금 출입구는 이미 사람들이 나가서 지키고 있소 .
아무도 도망칠 생각일랑 아예 마시오 .
모두들 이쪽으로 바짝 다가 서시오.
한동네면 한동네, 하여간 아는 사람들끼리 몰려서서 수상한 사람이 없는가 보시오
■ 나는 석성사는 사람인디 , 지나가는 노자도 만만찮고 해서
하루 저녁 얻어 묵고 끼여 잤구먼유.
- 손 쪼꺠 펴보시오 .
( 소나무 등걸 처럼 거칠었다 . 합격)
■ 은인자중 참고 견디더라도 선화당 앞에 가서 그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참고 견뎌야 견디는 보람이 있을 것입니다. 몰려가야 합니다.
■ 잘못생각 했다가는 저들에게 되게 폭압의 구실을 줄지도 모릅니다 .
■ 나는 이번에 금포의 영이 떨어지지 않으면 혼자라도 남아서
감영 담 밖에서 얼어죽든지 맞아죽든지 결판을 낼 작정이오
■아버님은 한섬지기 논을 모두 머슴살이 해서 번것인데
동학도래서 잡혀갔소. 그재산을 넘보고 잡아간 것이오 .
아버님은 죽었으면 죽었지 한푼도 내놓지 않을 작정이오.
나는 우리 아부지를 내놀때까지 감영 담 밑에서 얼어죽을라요 .
... 우리는 우리대로 몰려가 감영 담벼락에 대가리를 찍든 자결을 하든
사생결단을 내봅시다
■ 절대로 삼례로 다시 돌아가지 않겠다 .
얼어죽더라도 여기서 죽겠다 .
■ 촌놈들이 집을 나서면 한두끼 굶는것 예사다.
밥이나 추위가 문제가 아니다 .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판국에
추위가 문제고 밥이 문제요 ?
- 오늘 저녁에는 죽는 한이 있더라도 다 같이 버텨야 하오
■ 여기까지 왔으면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어야제
늙은이들도 참고 있는데 젊은놈이 그러면 얼마나 맥빠지느냔 말이여 !
■관에서 하는 저런 미지근한 소리를 그대로 믿고 돌아가도 괜찮을까 ?
나는 저작자들이 발등에 불만 끄자고 하는 소리 같소
■ 뭣을 조금 얻어낸것 같기도 했으나 관을 믿을수가 없으니
이렇게 돌아가도 괜찮을까 하는 표정들 이었다 .
열하루 동안의 흥분이 가라앉고 냉엄한 현실로 돌아온 것이다.
■ 누운변 : 다달이 갚지 않고 본전과 함께 갚는 변리
선변 : 빌려온 돈에 대해 다달이 갚는 변리
비비송수 : 아니 아니 거절하면서 손을 내미는 것
비쌔다 : 마음이 있으면서 겉으로는 안 그런체 한다
색갈이 : 봄에 묵은 곡식을 꾸어주고 , 가을에 새 곡식으로 바꾸어 받는 일
■ 요새 같이 두루 어려운 시절에 밥까지 신세지는 것은 곤란 하오
■ 그자들이 동학도들을 다스리는 것은, 세상의 기강을 바로잡자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빌미로 돈을 울궈내자는 것이 목적입니다 .
그들이 수령자리를 얻어올때 그냥 얻어온 것이 아니고 돈을 주고 사왔습니다 .
돈을 주고 수령자리를 사올 적에는 고을에 내려와서 백성을 늑탈해
그 벌충을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 또 그자들에게 돈을 받고 수령 자리를 판 사람들도 ,
그자들이 백성들을 늑탈해서 그 벌충을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팔았습니다 .
이렇게 벼슬을 사고 파는 것이 마치 농부들이 미리 도지를 주고 도짓논을 부치는 것 하고
이치가 같습니다 .
그러면 백성들을 늑탈하지 말라면 도지만 주고 농사짓지 말라는 것 아니겟소 ?
이런 영이야 사또가 아니라 상감의 영이라도 먹혀들 수가 없습니다 .
당장 감사 스스로가 그렇게 늑탈하지 않으면 어떻게 자리 보전을 하겠습니까 ?
더구나 그들을 내려보낸 자들은 감사보다 훨씬 더 힘이 쎈 자들인데
수령이 영을 듣지 않는다고 감사한테 보장을 올린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
■까놓고 더 말하기로 하면, 법소의 콧대를 꺾어논 것도 의의 이다.
라고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들은 교주 최시형을 끼고 있으면서
교주의 말이라면 항상 옝예 할뿐 아니라, 법소에 있다고
고을 접주들을 한참 아래로 내려다보며 거만을 떨었는데
그 콧대를 이번에 교도들이 거꺽어버린 셈이었다.
■ 집회가 열린 닷새 뒤부터는 식량뿐 아니라 많은 경비를 전봉준이 댔다 .
김덕호는 어떤 의견이 있을때도 전봉준과 의논해서 전봉준을 통해 반영 했다 .
돼지를 잡아 먹이자는 제안.
1) 교도들이 한뎃잠으로 고생하니 국물한끼 제대로 먹이 자는 것
2)감영에서 교도들이 가져온 식량과 동학 법소의 재정 형편을
대충 짐작 하고 있기 때문에, 날짜를 끌면 추위도 추위지만
식량 때문에 흩어질 것이라 생각하고 시일을 끌고 있다 .
- 그러니 돼지를 잡아 먹여 감영 人에게 이쪽 재정 형편을 과시하면
날짜를 끌어 저절로 흩어지게 하려는 생각을 버리게 될 것이다 .
- 그래서 하루라도 빨리 결말이 나면 돈만 따지더라도 그만큼 이익이다 .
■접주들이 앞장서지 않으면, 접주를 제끼고 그들 스스로 일어나고 맙니다 .
그때는 그 고을 접주들은 허수아비가 되고 말것입니다.
이번에 법소에서 그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더라면, 도인들은 틀림없이
법소에 등을 돌리고 말았을 것이오
■ 남계천
- 조정에 상소를 먼저 올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몰려가지고 가는게 아니라
법소에서 몇사람이 가서 , 조용히 올리는게 어떨까 싶다 .
서울에서 가만둘리가 없고 , 가난한 도인들의 객비는 또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 ?
■남접두령들은, 당신은 역시 법소 비위 맞추는 소리 밖에 할줄 모르는 사람이구나 ..
하는 표정들 이었다.
■김개남
- 몇사람이 올라가서 상소를 하면 조정에서 들어줄 것 같소 ?
(남접 두령들은 거의가 그를 싫어했지만 유독 김개남이 그를 더 싫어했다 .)
■내칠것은 뻔한 일인데, 뻔한일 가지고 뭣하러 헛수고를 한다는 말이오 ?
지금 밑바닥에서 뼈가 부러지고 재산을 강탈 당하고 있는 도인들 사정이 그리 한가 합니까 ?
저자들은 힘있는 이 앞에서만 기는 사람들입니다.
천주학이라면 불구대천 원수 대하듯 하던 人들이 불란서 놈들이 군함을 끌고 와서
대포로 욱대기자 벌벌 기지 않았습니까 ?
■ 법헌께 갈때 전봉준 접주하고 손접주등 이쪽 접주들도 몇사람 같이 가셔서
말씀 드리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
- 법헌 최시형을 싸고 있는 법소 사람들에 대한 철저한 불신 이었다 .
당장은 손천민과 김연국이 한테 면박을 주는 꼴이었다 .
■손천민
관가 사람들은 하는 짓이 항상 겉다르고 속달라서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
겉으로는 감결이니 뭐니 내려놓고 속으로는 다른 수작을 부려
우리 두령들 부터 잡아들이라고 법석을 떨지도 모를 일 이지요 .
그러니 관가에서 나오는 것을 보아가며 적당한 날을 잡으면 어떨까 합니다 .
■송희옥
저쪽 사정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마는
털어놓고 말씀 드리면, 법소에서는 밑바닥 사정을 너무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이런 중차대한 계제에 이쪽 사정이나 이쪽 의사를 속시원하게 듣고
무슨 결정을 해도 해야지 그런 사정도 듣지 않고 이래라 저래라 하면
그런 영이 제대로 먹혀들 것 같소 ?
- 기왕 법소의 눈밖에 난김에 할소리를 다 해버리자는 배짱이었다 .
■이번 삼례 집회는 그동안 소외되었던 남접이 주도권을 잡아버린 계기가 되었다 .
최시형의 권위가 도전을 받게 되었다 . 남접은 동학이라는 교단 조직을 이용해
관의 폭압이라는 현실적 질곡에 힘으로 대처하자는 것이었다 .
동학 교리상 명분으로도 떳떳하니 목소리가 높을 수 밖에 없었다 .
최시형은 교단 전체가 와해될지 모르는 위험을 안고 그런 모험을 하지 않으려는
조심성 때문에 현실 대처는 항상 소극적이었다 .
그러나 남접 접주들은 관의 탐학이 너무나 무자비 했기 때문에
이만한 교세라면 한판 승부를 겨뤄볼만 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
그런 태도는 전라도와 충청도 남부 지역 처럼 관의 늑탈이
더 심한 지역일수록 그만큼 거셀 수 밖에 없었다 .
■ 느그덜은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니 느그덜 말은 못 믿는다 .
참말로 안잡아 갈라면 그랄 것이 아니라, 문서로 써라 .
문서로 써서 우리가 보는데서 고을 현감, 군수한테 보내라
■ 시천조 조화정 영세불망 만사지
- 마음에 한울님을 모시고 , 한울님의 조화가 깨달아 진다.
- 한울님을 오래 잊지 않으면, 세상 만사의 이치가 다 저절로 깨달아 진다.
지기금지 원위대강
- 한울님의 지극히 신령스럽고 영험스런 기운을 내몸에 내려주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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